그러니까...듀라라라는 밥먹으면 드문드문 본 애니가 다인데닼ㅋㅋㅋ
제대로 된 설정이나 그런거 음슴...
내 머릿속에 남은 두녀석 이미지고...그런거...
어쨌든 나는 한다. 리퀘. 공약. 지킨다. 약속.
착하다, 나.
발로 쓴것 같지만 손으로 쓴거 맞음.
이자야는 조금 더 손가락을 굽혔다. 그러면 잔뜩 억눌린 신음이 잇새로 희미하게 흘렀다. 그것은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미 한계까지 벌어진 그 틈으로 기어이 손가락 하나를 더했다. 그의 손톱이 애처롭게 바닥을 긁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유롭기 짝이 없는 그의 손이나 발, 어느 것 하나도 이자야 자신에게 날을 세우진 않았다. 그저 이를 악물고 인내할 뿐이었다. 그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이자야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일은 그것을 시험해볼 작정이기도 했기 때문에 곧 구역질이 올라올 것 같은 이 행위를 그만 둘 수도 없었다. 이 상황을 다른 이가 지켜보고 있다면 피범벅이 되어 자신의 밑에 깔려서는 식은땀을 흘려대고 있는 시즈오를 더 가엾이 여기겠지만 이자야에게도 사정은 있었다.
“칫...”
결국 제 분을 참지 못한 이자야가 잔뜩 손톱을 세워 시즈오의 내벽을 긁어 단번에 그 손가락들을 뽑아내면 이자야의 손끝을 타고 붉은 선혈이 작게 튀었다. 하지만 그의 단단한 자존심이라도 되는 양 시즈오는 작게 숨을 삼킬 뿐 그럴 듯한 신음조차 흘리지 않았다. 과연 이케부쿠로 최강의 남자.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는 무너질 것이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오리하라 이자야에게.
“과연 시즈쨩. 사실은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는걸.”
“.....”
평소라면 죽자고 달려들었을 시즈오는 시끄럽게 대꾸하는 것조차 피한 채 이를 악물어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자야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난 형이...더 이상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의 시즈오를 만든 것은 처음 듣는 것도 아닌 동생의 말이었다. 하지만 그 여린 손가락으로 자신의 두 팔을 단단히 붙들어, 무척 슬픈 표정을 지어서야 시즈오는 당할 도리가 없었다. 애초에 동생을 슬프게 만드는 일은 시즈오로서도 피하고 싶은 것이었다. 번번이 누군가의, 정확히는 지금 눈앞의 벼룩 같은 남자의 방해로 틀어져버렸지만. 물론 지금도 그것은 대단히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 사람과도...더 이상 얽히지 않았으면 해.
어디까지 알고서 그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시즈오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이자야와 카스카 사이에 시즈오가 알지 못하는 일이 있었음은 분명했다. 그 정도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둔치는 아니었다.
대뜸 자신의 앞에 나타나서, 웃기지도 않는 협상을 걸어오는 이자야라니.
시즈오는 결국 노려보던 시선마저 거두어 눈을 감았다. 오늘만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면 이 지긋지긋한 악연도 끝이다. 이런 식으로 끝내게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지만 나쁘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더 이상은 카스카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아도 된다. 그 사실만이 시즈오를 인내하게 만들었다. 이미 이자야의 예의 그 나이프로 난도질당한 셔츠 사이사이로는 진득하게 피가 베어 나와 있었고, 조금 전 잔뜩 손톱을 세워 긁어낸 덕분에 아래도 욱씬거리고 있었지만 죽을 만큼은 아니었다. 물론 하의가 모조리 벗겨진 채 이런 꼴을 당해야만 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쇼크였지만 모든 것이 카스카를 위해서라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넘길 수 있었다.
“지독해”
이자야는 결국 내려감긴 눈을 잠시간 더 내려다보다가 피로 번들거리는 손을 뻗어 선글라스가 벗겨져 매끈하게 드러난 시즈오의 콧대를 슬슬 매만졌다.
“시즈쨩”
그의 대답은 없었다. 아무래도 이 밤이 지나갈 동안 그는 입을 다물 생각인 것 같았다. 물론 억지로 열게 만들 수도 있었고, 낯부끄러운 말도 시킬 수 있었다. 그런 밤이었다. 하지만 그것 대신에 이자야는 손을 움직여 이제는 그의 눈가를 쓸어보았다. 엄지손톱 끝으로 힘주어 감긴 그 눈을 천천히 문질렀다. 찔러버릴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그것은 그만 두었다. 자신이 시즈오를 싫어하는 이유가 어쩌면 망가져버릴지도 모르니까. 이상한 이유였지만 이자야는 그것이 싫었다. 어느 샌가 시즈오를 싫어하는 자신이 바뀌는 것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는 언제까지나 자신과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면 안 되는 존재여야만 했고, 자신 역시 시즈오가 지금 자신을 싫어하는 만큼 싫어야했다. 그러니까 시즈오가 조금이라도 평범해지는 건원치 않았다.
내 형에게서 그만 떨어지세요.
왜 그 말을 들었을 때 화가 났는지에 대해서 이자야는 인정하기 싫었다. 이제 정말 그만둘 때도 됐을 텐데 여전히 그의 주위를 맴도는 자신이 스스로도 우스워졌다. 그리고 결국 이런 식으로 시즈오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이 역겹기까지 했다. 그에 대해서만큼은 스스로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불쾌하고, 속이 뒤집어졌다.
너란 존재는 처음 봤을 때부터 싫었는데. 어째서 여기까지 왔을까.
“시즈쨩...나 좀 봐. 이건...그러니까 명령일까.”
히죽.
어쩔 수 없다는 듯 눈을 들어 다시금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 이자야는 웃음이 나왔다.
넌 여전히 그대로인데, 왜 나만이 바뀌었나. 그런 의문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아주 낮은 가능성이라도 그도 자신처럼 바뀌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질 나쁜 거짓말을 한다면 그는 아주 괴로운 얼굴을 할 테니까. 절대 바뀔 리가 없는 것이다.
“시즈쨩은 사랑 같은 거 해보지 않았지?”
“....”
“그러니까 명령이야. 오늘 밤...날 사랑하는 거야. 아주 달콤하게...속삭여줘. 카스카보다도 더.”
시즈오의 미간이 완전히 일그러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하지만 곧장 겹쳐지는 입술사이에서 시즈오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곧 그를 밀쳐낼 듯 움직였지만 결국 그것은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아래턱을 잡아끌어 입을 벌려내 그 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이자야의 어깨에 채 닿지 못한 손은 주먹을 한번 꽉 쥐었다가 쾅 소리가 날 정도로 바닥을 내려쳤다. 이것은 그와의 악연을 끝내기 위한, 카스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밤이었다. 모든 것은. 시즈오는 순순히 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미칠 듯이 괴로운 것이어도.
순순히 자신을 받아들이는 시즈오에 이자야는 서글픈 눈을 들었다. 차라리 밀쳐내길 바랐는지도 몰랐다. 그랬다면 이런 밤 따위 없던 일로 할 텐데. 아니...그도 조금이나마 바뀌지 않았을까 기대라도 해볼 텐데. 꼭 악몽 같은 밤이 될 것이다. 시즈오에게도, 그리고 이자야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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